글쓰며 놀기

살면서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들

산산무슨산 2024. 8. 21. 19:49

병원에 입원을 하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형 덕분에 편하게 병원을 왔고, 참 순수하게도 병원 입원해 있는 기간동안 책을 읽으려고 책을 두 권 가져왔다.

그리고 일을 하기위해서 노트북도 가져왔다. 

 

그리고 수술 후 이틀 동안은 그 무엇도 하지 못했다.

살면서 한 가장 큰 수술 중 하나였다.

 

수술전 검사를 하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될지 설명을 듣고, 수술 동의서를 작성했다.

척추 마취를 할거고, 수면 마취를 진행한다고 했다. 

 

마취부터 걱정이 가득했다. 척추 마취를 하고 마취가 안돌아오는 말도 안되는 상상, 수면 마취에서 못깨어나는 상상 

말도 안되는 극한의 상황들이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수술실에 들어가서 다리에 드레싱을 하고,

척추 마취를 했다.

새우자세를 취하고, 척추에 주사바늘이 들어왔다.

정말, 끔직한 경험이다. 주사바늘을 통해서 주사액이 들어오는 느낌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역겨운 경험이었다. 

서서히 다리가 따뜻해지고, 다리에 감각이 사라졌다.

그리고 배에도 감각이 사라지면서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그러자 산소 마스크를 씌워줬고, 수면 마취가 들어간다고 했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수면 마취를 할 때 지나온 삶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고 그러던데

무슨 '숨 크게 쉬세요' 그리고 눈을 뜨니 병실에 누워 있었다.

 

마취가 서서히 풀리면서 말도 안되는 상상은 말도 안되는 상상이 되었고,

고통이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왼쪽 발의 마취가 먼저 풀리고, 오른쪽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마취가 풀리면서 내가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명확하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무릎 위에 숯덩이를 올려놓고 있고, 무릎 옆을 칼로 찌르고, 드릴과 망치로 뼈를 부시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아파서 울어봤고, 아파서 울다가 지쳐서 잠들고 아파서 잠에서 깼다.

그렇게 수술 첫날 밤이 지나갔다. 

 

두 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